다녀온 길

감악산에서 임꺽정을 만나다

나무 향기 2021. 7. 2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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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폭염주의보가 방송에서 쏟아져 나오던 날.

아직은 대지가 뜨거워지기 전 이른 아침 파주 감악산을 오르기로 한다.

임꺽정봉을 중심으로 새로 열린 하늘 계단길을 걸어보며 임꺽정봉의

그 위풍당당함을 느껴보기 위함이었다.

임꺽정봉으로 올라가는 하늘 계단길을 걷기 위해선 신암저수지쪽

등산로 입구를 통해야하는데, 네비에선 감악산주차장으로 검색하게되면

등산로 입구까지 무려 1.8km를 이동해야 한다. 이 무더위에...ㅠㅠ🥵

만일 평일 이른 시각에 산행을 시작할 계획이면, 네비에 신암낚시터를 치고

조금 더 길따라 올라오게 되면 등산로 입구 바로 앞에 수월사라는 작은 절이

나오고 그 앞에 5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금요일 이른 아침이었기에 어려움 없이 공터에 1착으로 주차하고 등로에 오른다.

주차 공간으로 가는 길 우측으로 보이는 다리를 건너면 등로 입구이다

 

임꺽정봉까지는 3km. 선일재까지의 1.5km가 험한 코스이다.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아 수풀 더미가 우거지고,

 

바위 너덜길이 심하게 놓여있다.

 

산행 시작 30분이 지나서 선일재에 다다른다.

지금부터는 능선과 계단길이 주거니 받거니 이어지는 코스.

선일재의 등산 안내도엔 하늘계단길이 아직 표시되어 있지 않다

 

깔끔하게 정돈된 이정표를 앞으로 하고 드디어 멀리 임꺽정의 위용이 드러난다.

 

선일재에서 1.5km면 계단길이 시작되고, 첫번째 전망대가 나온다.

바위를 그대로 살려서 데크로 조성해놓은 전망대 위로 나무 벤치들이 가지런하다.

앞으로 만나게될 모든 전망대 데크 위에는 하나같이 조형물들이 설치되어있다.

아마도 일부 몰지각한 백패커들의 양식없는 행태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이겠거니.

실제로 데크 조성 초기에는 많은 백패커들이 멋진 밤을 보내던 곳이었다.

 

스스로가 지킬 것은 지키면서도 충분히 행복한 아웃도어 생활을 할 수도 있겠지만

요즘엔 그런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 모습들이 너무 많이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까울뿐이다.

 

첫번째 전망대에서 멀리 펼쳐진 세상의 모습을 내려다 본다.

시계가 좋으면 북한산 자락과 강남의 L타워도 보인다는데 날씨가 받쳐주지 않는다.

전망대에서 처음 본 임꺽정봉을 배경으로 셀카 한 장을 남긴다.

이어지는 데크길을 따라 두번째 전망대.

숲 그늘 하나 없어 태양빛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이른 아침의 산바람과 시원하게 펼쳐진

산아래 풍경은 그런 부담을 한숨에 날려버리기에 충분하다.

 

두번째 전망대에서 넓게 바라본 임꺽정봉.

이름에 걸맞는 우람한 바위 봉우리의 아우라가 만만치않다.

옆 절벽에 잠시 후 만나게될 하늘 데크길이 보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데크길 입구에 다다른다.

거의 수직에 가깝게 가파르게 놓인 잔도를 아찔하게 오르게 된다.

평일 이른 아침이라 혼자만의 짜릿함을 온몸으로 느끼며 오른다.^^

 

데크 계단길을 오르는 중 두 개의 전망대를 지나게 된다.

마지막 전망대인 하늘 전망대는 임꺽정봉 바로 아래에 위치하고 있어 기가막힌 조망을

안겨준다.

 

하늘전망대에의 그늘에서 숨을 돌리고 드디어 임꺽정봉 정상.

여느 주말 같으면 인증샷 찍는 산객들로 아마도 번잡했을 터이나,

온전히 혼자만의 여유를 독차지한 채로 즐기는 호사를 누린다. 역시 평일 산행인가...😊

감악산 정상까지는 발걸음을 옮기자마자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이다.

 

감악산 정상에는 요즘 무슨 전망대를 만드는지 공사가 한창이다.

그리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나 나중에 완공후의 모습은 또 어떨지...

 

하산은 장군봉을 거쳐 데크길이 아닌 계곡을 통해 내려오기로 코스를 정한다.

임꺽정봉에서 본 장군봉과 장군봉에서 바라본 임꺽정봉의 모습.

 

악귀봉을 잠시 들러 다시 장군봉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우측으로 내려서야 신암저수지로 내려갈 수 있다.

그런데 이쪽 하산 코스는 정말 절대 비추.

왠만해선 올라왔던 데크길을 그대로 다시 내려가든지 출렁다리쪽으로 가서

원점회귀할 것을 권장한다.

길이 매우 험하고 만만치않다. 거의 원시림 수준의 길을 헤치며 내려가야한다.

 

 

 

매우 힘들게 내려온 하산길이 쉼터에 다다러서야 끝이 난다.🤧

하산길의 난코스를 복병으로 만나 고생을 좀 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찌는 무더위 조차도 잋게 만든

멋진 경관과 절벽 데크길의 짜릿함.

평일 산행의 여유마저 더해져 더할 나위 없는 명품 산행이 아니던가..!

하늘 데크길이 입소문을 타고 번지면서 찾는 발걸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호젓하게 누릴 수 있는 명품 산행길이 또 다시 번잡스러운 시끌벅적한 시장 분위기로 바뀌지 않을까 내심

걱정도 되는 터.

이 아름다운 풍경과 자연이 오래도록 우리 곁에 머물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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