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온 길

지리산 둘레길 1구간~2구간(주천~운봉~인월)

나무 향기 2019. 9. 17.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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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처음으로 관리자로서의 첫 발을 내딛고 있을 즈음 이런저런

일상적 스트레스와 조직장으로서의 실적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떨쳐낼

무언가가 필요할 때였다.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것, 오랫동안 막연하게 느껴왔던 길에 대한 동경심..

이런 것들이 뒤엉켜 결국 남원행 버스표를 끊고 말았다.

지리산 둘레길이 시작되는 1코스 시작점이 있는 곳이었다.

몇일 동안 퇴근 후 시간은 둘레길 코스에 대한 정보 수집으로 메워졌다.

 

 

주천-운봉

주천 - 운봉 14.7km 6시간 주천 - 운봉 : 중 운봉 - 주천 : 하 구간별 경유지 주천면 – 내송마을(1.1km) – 구룡치(2.5km) – 회덕마을 (2.4km) - 노치마을(1.2km) - 가장마을(2.2km) - 행정마을(2.2km) – 양묘장(1.7km) – 운봉읍(1.4km) 전라북도 남원시 주천면 장안리 외평마을과 남원시 운봉읍 서천리를 잇는

jirisantrail.kr

지리산 둘레길에 대한 역사적, 문화적 의미와 교통, 숙박, 음식점 등

다방면에 걸친 정보가 자세하게 안내되어 있다.

(물론, 2013년 당시에는 지금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정보량이었다.)

 

언제부턴가 거의 모든 산행, 여행길을 혼자 다니고 있었고, 지리산 둘레길도 역시

혼자 길을 나섰다.

나만의 시간이 좋았다. 아무의 간섭도 없고 오롯이 나 자신에게만 집중하고 신경쓸 수 있는

그런 시간이 좋았기 때문일 것이다.

 

남원행 고속버스에 앉았다. 원거리 여행이 처음이 아닐진데 유난히 흥분되고 설레였던 건 왜였을까?

오랜 시간 버스를 타고 몇 시간이나 흘렀을까?

남원 터미널이다. 사진 속의 터미널은 지금의 모습과는 닮은듯 많이 다르다.

조그만 사각 프레임 속에 시간을 잡아둘 수 있는 것...사진의 매력이요 마력이 아닐까?

가끔씩 지나간 사진들을 들춰보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시간여행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에 빠질 때가 있다. ㅎㅎ

2013년의 남원시외버스 터미널.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지금과는 살짝 다른 모습이다. ㅎㅎ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주천면으로 이동하니 드디어 지리산 둘레길이 시작됨을 알리는

표지판을 만난다.

첫 표지판이다. !! 호흡이 저절로 이루어진다. 

지리산 둘레길이 전국적인 유행으로 번져나갈 즈음이라 휴일이면 항상 사람들로 북적였었다.

내리쬐는 햇볕에 그늘 없는 길을 걷기가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바람 한 점 없이 걷는 길이 많이 힘들었나 보다. ㅎㅎ

1구간은 그늘 없는 마을길을 걷는 구간이 많았지만 솔정지,구룡치 등의

그나마 숲길이 있어 지친 걸음을 쉬어갈 수 있었다.

시원산 솔바람을 만끽하면 내려다보는 산자락의 마을 정경이 처음으로 눈에 들어왔다
사랑나무..너무도 사랑스럽게 서로의 몸을 감싸고 한 몸처럼 엉켜있다. 남원시에서 써놓은 푯말이 매우 흥미롭다
1구간의 마지막 무렵에 만났던 정자 그늘이 있는 휴게 매점. 사막의 여행자가 만난 오아시스가 이런 느낌일까? 길 옆 장미가 마중나온듯 서 있다.

2구간에 이르러서는 아예 거의 전 구간이 논두렁 밭두렁의 시골길.

평지로 이어진 길이라 힘들지는 않았지만 뙤약볕 아래 걷기에는

그다지 즐거운 길은 아니었다.

그늘이 그리웠고 작은 줄기의 실바람도 감사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길 가에 서있는 가로수 그늘이 그나마 햇볕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고 쉼터였다.

1구간~2구간 약 24.6km의 지리산 둘레길 첫날 여정을 2구간이 끝나는

인월마을에서 정리하기로 한다. 

미리 전화드렸던 민박집 아주머니께서 마을 입구까지 나와 반겨주신다.

시골 인정이 이런 것인가...^^

마을 입구의 정자 나무. 여기서 만났던 2명의 남매가 3구간을 함께하게 되고, 정말 잊을 수 없는 인연이 된다.
바로 앞에 민박집이 보인다. 드디어 쉴 수 있는 것인가..ㅎㅎ
민박집 아저씨께서 직접 지리산에서 따 온 오미자로 만든 오미자 차. 꿀맛이다. 감로수가 아마도 이런 느낌일 것 같다. ㅋ

꿀맛 같은 오미자 차로 갈증을 풀고 시원하게 샤워까지 하고도 아직 해가 지기까지

제법 시간이 남은 관계로 마을 구경에 나선다.

명창 송흥록 생가가 바로 인근에 있다. 역시 남도는 전통의 고장이다. 우리 전통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황산대첩을 기념하는 황산대첩비가 모셔져 있는 사당이다. 왜구...예나 지금이나 골치아픈 민족의 과제다.

 

황산대첩비 사당 앞에 세워져 있는 대한민국 국호. 세세년년 자손만대 번창하리라~~

황산대첩비와 함께 지리산 둘레길 첫 여정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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