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2

구름의 고향 파미르에서 꿈을 마주하다-4.고원에서 바람이 되다.

아침이다. 킬리만자로 동정 이후 오랜만에 맞은 고원의 아침. 해발 3천8백미터이다. 6천미터 근처까지 경험했던 터라 이 정도 높이에서 고산증세는 어차피 그리 신경쓸 일이 아니지만, 일교차가 큰 날씨에 연일 이어지는 휴식 없는 장거리 이동 덕에 몸은 많이 지쳐 있었는지 더없이 맑고 신선한 아침공기에도 불구하고 몸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전날 밤 늦게 도착하여 충분한 휴식도 없이 부랴부랴 눈을 붙인 터라 더욱 몸은 무겁게 느껴졌다. 어찌어찌 힘겹게 몸을 일으켜 간단한 세면 후에 마을 구경을 나선다. 한여름이지만 제법 쌀쌀한 고원의 아침은 깨끗하다 못해 투명하기까지 하고, 지난 밤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아무것도 보지 못했던 마을의 모습이 눈앞에 선명하게 드러나며 아침 인사를 건넨다. 파미르 고원 지대..

구름의 고향 파미르에서 꿈을 마주하다.-1.파미르로 가는 길

파미르. 평균 해발 고도 6,100m의 높은 봉우리들로 이어진 산맥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고원 지역으로 북으로는 텐샨산맥, 남으로는 히말라야 산맥의 줄기인 힌두쿠시와 카라코람 산맥을 두고 서쪽으로 이란 고원, 동으로는 티뱃과 맞닿아 있어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우는 곳. 지대가 높아 기후는 건조한 대륙성이며 강수량이 적고 주변 산맥의 봉우리 끝은 항상 눈에 덮여 있으며 큰 기온 차로 인하여 키작은 고산 식물들 외에는 푸른 빛을 찾아보기 힘든 곳. 그 곳은, 생명체가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만 존재하는, 그런 곳이다. 1km당 겨우 1~2명 정도의 낮은 인구밀도(출처:다음백과사전)는 그 열악한 생존 환경의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파미르 고원의 대부분은 타지키스탄에 속하고 주민의 대부분이 농업과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