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미르 퍼밋.타지키스탄을 경유해서 파미르를 오르기 위해서는 타지키스탄 정부에서 발급하는 통행증이 있어야 하는데 파미르 퍼밋이 바로 그것이다. 저 퍼밋을 처음 손에 쥐었을 때, 마치 천국행 열차표를 얻은듯 설레임과 흥분감에 어린 아이 처럼 마냥 좋아서 어쩔줄 몰라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땐 그냥 막연하게 몇년을 벼르다 기어이 오르게 된 파미르 고원에 대한 오랜 갈망이 해소되어, 그 기분에 그런 느낌이 들었던 것으로 생각했었다. 척박한 고원. 풀 한 포기 자라기 힘든 거친 땅과 메마른 공기. 그 곳엔 아무 것도 없고 오로지 그 땅 위에 내 그림자만이 홀로 서 있을 것이라 상상했다. 만년설을 머리에 이고 앉은 험산준령의 높은 산맥들과, 끝없이 펼쳐진 메마른 토양의 거친 고원. 그것이 내가 생각했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