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10

몽골 별밤 기행 3

간 밤의 아쉬움 속에 맞이한 초원의 아침. 태양은 황금처럼 빛나며 깨어난 초원은 촉촉히 젖은 싱그러움을 마음껏 내뿜으며 새로운 하루의 시작을 알린다. 간단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숙소를 나서보니 회색 구름은 어디론가 물러가고 하얀 구름이 수놓인 푸른 하늘이 기분 좋게 인사를 한다. 어제 석양을 배경으로 촬영하기로 했다가 궂은 날씨로 취소되었던 초원을 달리는 말들의 모습을 아침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담는 것으로 오전 일정을 준비하였다. 말들이 오기 전에 버스에 짐을 실어 놓고 기다리는 동안 이런저런 사진 놀이를 시작한다. 일행이 묵었던 13세기 마을 주민이 촬영을 위해 말들을 몰아주기로 했다. 그렇게 뛰어 다니는 말들을 카메라에 담고 각자의 아침 첫 일정을 마무리 한다. 말 촬영을 마치고 말몰이 역할을 훌륭..

몽골 별밤 기행 1

몽골... 중앙 아시아 고원지대 북부의 유목민족의 나라. 몽골은 역사,지리학적으로 우리나라와 로앤 시간을 두고 많은 연관성을 갖는 나라이며 중세 이후 현재까지 서로의 입장을 바꾸어 가며 여러 방면에서 많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오랜 인연의 나라, 우리 역사를 힘들게 하기도 했던 나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떠나서 그런 몽골에 대해서 언젠가는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된 것은 그저 깨끗한 밤하늘에 쏟아지는 무한 별빛을 카메라에 담고 싶어서이다. 국토의 80%가 목초지로 구성되었고 그나마 나머지는 사막과 산악지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인구 밀도로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에 위치한 나라 몽골. 인간의 때가 묻지 않은 그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 밤이면 쏟아지는 별빛에 대한 일종의 로망이 생겨버렸다. 여러해를 벼..

구름의 고향 파미르에서 꿈을 마주하다.-1.파미르로 가는 길

파미르. 평균 해발 고도 6,100m의 높은 봉우리들로 이어진 산맥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고원 지역으로 북으로는 텐샨산맥, 남으로는 히말라야 산맥의 줄기인 힌두쿠시와 카라코람 산맥을 두고 서쪽으로 이란 고원, 동으로는 티뱃과 맞닿아 있어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우는 곳. 지대가 높아 기후는 건조한 대륙성이며 강수량이 적고 주변 산맥의 봉우리 끝은 항상 눈에 덮여 있으며 큰 기온 차로 인하여 키작은 고산 식물들 외에는 푸른 빛을 찾아보기 힘든 곳. 그 곳은, 생명체가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만 존재하는, 그런 곳이다. 1km당 겨우 1~2명 정도의 낮은 인구밀도(출처:다음백과사전)는 그 열악한 생존 환경의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파미르 고원의 대부분은 타지키스탄에 속하고 주민의 대부분이 농업과 목..

영금정의 봄

5월 어느 봄. 지난 겨울 가려했던 영금정의 아침 해를 맞이하기 위해 주섬주섬 짐을 꾸려 길을 나섰다. 마침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한 청명 그 자체. 탁 트인 동해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저 넓은 바다를 통으로 품을 수만 있다면 가슴에 쌓인 삶의 찌꺼기들을 한 번에 씻어 내릴 수 있으련만... 언덕 위의 또다른 영금정 정자 전망대로 자리를 옮겨 보았다. 아래쪽 전망보다는 확연히 다른 전망. 겨울철이라면 일출각이 훨씬 남쪽으로 이동하기에 언덕 위 전망대는 일출을 감상하기 그다지 좋은 위치는 아니지만 봄철이라면 언덕 위 전망도 나쁘지는 않다. 내일 아침 일출은 전망대에서 보기로 하고 영금정과의 첫 만남 자리를 정리한다. 다음날 새벽. 아직은 차가운 새벽 바닷가. 전 날 날씨는 쾌청하고 맑았지만 새..

사는 이야기 2022.06.19

겨울 자작나무 숲에서

2022년 2월 16일 9시 22분. 언제부터인가 눈덮인 새하얀 자작나무숲을 걸으며 그 순백의 모습을 담고싶다는 간절함이 내 머리속을 수시로 드나들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마음만 졸이다가 입춘이 지난 겨울의 막바지에 강원지역 대설 주의보가 일기예보에 뜨기에 다른 생각은 다 접어놓고 월차를 제출하고 아침일찍 집을 나선다. 자작나무숲 출입은 9시부터이고 그 시각에 맞추어 도착. ​ 주중 평일 아침이기에 주차장은 텅 비어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영하 10도의 추운 날씨지만 그 와중에 먼저 와있는 차량들이 드문드문...주차장을 먼저 차지하고 있었다. 아...벌써 나보다 먼저 올라간 사람들이 저렇게나... 이 추운 날씨에 참, 부지런들도 하다. 새하얗게 쌓인 눈길 위에 첫 발자욱을 남기는 낭만은 일찌감치 포기..

다녀온 길 2022.02.19

바래봉. 2021년을 보내며 상고대를 만나다.

봄 철 철쭉으로 유명한 #바래봉. 막상 철쭉을 보러는 한 번도 가지 않았던 바래봉이었지만 겨울 하얀 #상고대를 보러 가고자했던 이유는 나도 알 수 없지만 어찌됐건 불현듯 겨울 바람이 불기시작하면서 바래봉의 상고대가 눈에 어른 거렸다. ​ 12월 29일. 2021년의 마지막을 몇일 남겨두지 않은 날 아침 9시 반쯤에 도착한 #허브밸리 주차장. 평일이기도 하고, 코로나 여파이기도 하였겠지만 그 넓은 무료 주차장은 텅 비어 있었다. 푸른 하늘과 겨울 날씨 치곤 살짝 포근한 편이라 상고대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날씨. 그래도 기왕 왔으니 바래봉 정상은 한 번 보고 가야하겠기에 열심이 두 발을 놀려 오랜만에 산길을 오른다. 애초에 이번 바래봉은 산행 보다는 상고대를 담는 것이 주 목적이었기에 코스는 비교적 짧은 ..

다녀온 길 2022.01.15

덕적도 비조봉에서 망중한을 즐기다.

산으로, 강으로 다니던 발걸음이 이제는 바다를 건너 섬으로 향한다. 인천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1시간 30분 정도면 서해에서 제법 큰 섬인 덕적도에 이른다. 이미 백패킹 애호가들에게는 성지나 다름 없이 되어버린 유명세를 타고 있는 #덕적도. 애초에는 굴업도를 가고자 했었으나 굴업도를 들어가는 주말 배편을 주민이 아닌 일반인이 구하기는 너무나 어렵다는 것을 알고서는, 미련없이 덕적도로 행선지를 변경해버렸다. 덕적도로 들어가는 배편은 #인천여객터미널 외에도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에서도 구할 수 있으며 대부도 쪽에서 가는 편이 시간도 조금 짧고 배편 요금도 싸기에 대부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으나, 대부도로 들어가는 길 자체가 거의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정체 구간인 데다 터미널 주차장도 협소해서 자가용을 이..

다녀온 길 2020.10.20

금오도 비렁길, 전설 속을 걷다(1~2코스)

언제였던가, 금오도에 비렁길이라는 멋진 길이 있음을 이미 오래전에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냥 그렇게 흘려 보내다가 작년 가을 어느 시점에선가 금오도를 꼭 한 번 다녀오리라 마음을 먹었던 것 같다. 아마도, 그 해 봄 청산도를 다녀온 영향이 컸으리라. 마침, 5월에 기회가 생겼다. 5개 코스 총 연장 18.5km의 비렁길 전 코스를 걸어볼 생각으로 2박3일의 여정을 준비한다. 비렁길은 걷는 길이기에 애초에 비박을 염두에 두고 계획했었으나, 금오도는 국립공원인 한려해상국립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어 공식적으로는 지정된 장소 외에는 비박, 야영이 금지된 곳이기에 부득이하게 민박과 캠핑을 병행하기로 한다. 금오도로 들어가는 배는 세군데를 통해서 탈 수 있는데, 여수터미널과 백야도, 그리고 신기항이다. 배 타는 시간..

다녀온 길 2020.05.19

지리산둘레길 - 길을 걷다

세상에는 참 많은 길들이 있다. 장소와 장소를 이어주는 소통의 공간. [길은 크게 나누어 세 가지 뜻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교통 수단으로서의 길, 둘째는 방도를 나타내는 길, 셋째는 행위의 규범으로서의 길이다.] (출처:한국민족대백과사전) 말 그대로 이 곳과 저 곳을 이어주는 연결통로로서의 길 외에도 여러가지 수사적 의미까지 생각해본다면, 정말 많은 길들이 있다. 그 많은 길들은 각자 있는 곳에 따라 마음에 따라 제각기 다른 의미로 다가오겠지 객수심(客愁心)이라... 언제부턴가 그 길이 나에게는 무언가로부터 답답함을 느끼게 되었을 때 막힘없는 나만의 시간과 공간으로 인도하는 안내자이자 반려자로서의 의미가 되어 있었다.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지방 생활을 하고 있던 무렵이었다. 일상 속 닫혀진 생활 ..

다녀온 길 2019.09.07

청산도의 봄

언제 부터인가 마음 속에 지지않는 메아리처럼 자리잡은 청산...그 이름을 가진 섬 청산도. 노오란 봄볕 그 따사로움 속에 푸른 청보리가 남해 바다인듯 파도처럼 몸짓하는 세월 잊고 시간이 멈추어 가는...그런 모습이리라. jwoo jw몇해 동안 마음 속에 품었던 길을 올 봄에야 나섰다. 작은 항구에 배가 들면, 내리고 떠나는 길이 엇갈려 이별과 만남이 한자리에 교차하고, 새 손님을 맞이하는 남쪽 바다 느림보 섬은 샛노란 봄단장으로 환하게 인사를 건넨다. 천천히 천천히 서두르지 말고 시간일랑 벗어 던지고 바람처럼 쉬어가라고... jwoo jwoo 비단처럼 펼쳐진 바다는 호수인듯 잔물결만 일렁일뿐 파도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평화롭고 고요한 바다를 본적이 언제인가? jwoo jwoo jwoo 바다를 내려다..

다녀온 길 2019.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