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내음 물씬 풍기는 달콤한 노래와 함께 한적한 지방 국도를 달려보는 것도 일상 속에서 쉽게 누릴 수 없는 작은 행복 중의 하나일 것이다. 겨우내 움츠리고 쪼그렸던 심신을 추스리고, 조금은 늦게 찾아온 봄 기지개와 함께 활짝 핀 생명의 기운을 만나러 남도길을 향했다. 오랜만에 나서는 밤길. 알 수 없는 설렘과 기대감에 어린 아이 마냥 기분이 한껏 부풀어 오른다. 유독 밤이나 이른 새벽에 나서는 길을 좋아하는 것은 그 특유의 고즈넉함과 스스로 집중할 수 있는 방해받지 않는 시간의 특권 때문일 것이다. 전남 강진에 있는 주작산 자연휴양림. 왠만한 산꾼이라면 다 알만한 주작~덕룡의 멋드러진 암릉 구간 중 작천소령에서 주작산 방향으로 이어지는 짧은 암릉 구간이 오늘의 목적지. 암릉 사이사이로 분홍빛 물든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