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온 길

청산도의 봄

나무 향기 2019. 8. 20.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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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부터인가 마음 속에 지지않는 메아리처럼
자리잡은 청산...그 이름을 가진 섬 청산도.
노오란 봄볕 그 따사로움 속에 푸른 청보리가
남해 바다인듯 파도처럼 몸짓하는
세월 잊고 시간이 멈추어 가는...그런 모습이리라.
몇해 동안 마음 속에 품었던 길을 올 봄에야 나섰다.

작은 항구에 배가 들면, 내리고 떠나는 길이 엇갈려
이별과 만남이 한자리에 교차하고,
새 손님을 맞이하는 남쪽 바다 느림보 섬은
샛노란 봄단장으로 환하게 인사를 건넨다.
천천히 천천히 서두르지 말고 시간일랑
벗어 던지고 바람처럼 쉬어가라고...


비단처럼 펼쳐진 바다는 호수인듯
잔물결만 일렁일뿐 파도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평화롭고 고요한 바다를 본적이 언제인가?


바다를 내려다 보듯  언덕위의 하얀집도 초가집도
처음 마주하는 객의 눈에는 모두가 동화요 꿈이요 로망이다.


그 로망을 향해 노란 유채와 초록이 짙은 청보리 사이로
느릿느릿 걷노라면, 진도 아리랑의 신명이 저절로
흘러나올 것 같아 나도 모르게 귀를 쫑긋하고...
헛웃음이 베시시 새어 나온다.


섬이지만 섬이라고 굳이 티내지 않고
언덕 오솔길에 멀리 펼쳐진 갯벌과 모래톱까지...
깊은 숲속 산새 소리에 아침 눈을 뜨다보면,
이 작은 품속에 그 많은 것을 품고있는 섬 하나가 마냥
신기하고 대견할뿐이다.


속절없는 인간의 욕심만 아니라면, 굳이 다른 곳을 생각지 않을
작지만 큰 섬, 모든 것을 품어주는 넉넉함이 있는 곳.
청산도는 그런 곳이다.
※ 내 일생의 모델들과 함께..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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