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온 길

지리산둘레길 - 길을 걷다

나무 향기 2019. 9. 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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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참 많은 길들이 있다.

장소와 장소를 이어주는 소통의 공간.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산고갯길을 넘어넘어 보이지 않는 마음의 길도 어느덧 열리게 된다.(무등산 편백 자연휴양림의 편백길)
바닷길은 갈매기와 파도가 어우러져 육지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다. 약간은 비릿한, 소금기 머금은 바닷바람도 때로 낭만적이다
경계없이 시원하게 놓여있는 길은 하늘길이 최고일 것이다. (여수 경비행기 투어中)

[길은 크게 나누어 세 가지 뜻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교통 수단으로서의 길,

 둘째는 방도를 나타내는 길,

 셋째는 행위의 규범으로서의 길이다.]

 (출처:한국민족대백과사전)

 

말 그대로 이 곳과 저 곳을 이어주는 연결통로로서의 길 외에도

여러가지 수사적 의미까지 생각해본다면, 정말 많은 길들이 있다.

그 많은 길들은 각자 있는 곳에 따라 마음에 따라 제각기 다른 의미로 다가오겠지

부드러운 아침햇살 속에 양귀비 꽃이 곱게 놓인 5월의 울산 태화강변 산책길에서는 평화로움이 느껴진다

객수심(客愁心)이라...

언제부턴가 그 길이 나에게는 무언가로부터 답답함을 느끼게 되었을 때

막힘없는 나만의 시간과 공간으로 인도하는 안내자이자 반려자로서의 의미가 되어 있었다.

창녕 우포늪의 가을 제방길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지방 생활을 하고 있던 무렵이었다.

일상 속 닫혀진 생활 속에서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질 때면 어김없이

가벼운 베낭을 챙겨 산이든, 들이든 끝없이 뻗어 있는 길을 따라 나서기 시작하였다.

무더운 여름 뙤약볕 내리쬐는 들길이든, 한겨울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치는 산길이든,

가리지 않고 마음가는 곳이면 훌쩍 나섰다.

해바라기 축제가 한창인 구와우 마을의 들길
파란 하늘 아래 하얗게 뻗어 있는 소백산 능선길. 칼바람이 맵지만 그렇기에 더 시원하게 느껴진다
카메라는 길을 나설 때면 항상 몸의 반쪽처럼 챙겨 나가는, 둘도 없는 동행이다.

출장길에 기다리는 한적한 기차역에서도 쭉 뻗은 철길 위로 객수심이 일어나던 그런 때였다.

신경주역에서 KTX를 기다리며 마음을 열다

그 무렵, 제주도 올레길을 시작으로 전국 여기저기서 무슨무슨 길들이 한참 조성되고

지리산 자락에도 둘레길이 이제 막 정리되어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몰려들고 있었다.

우연히 둘레길의 소식을 접하고, 때 맞춰 TV 예능 프로그램이던 1박2일에서도 방송으로 소개되었다.

별다른 계획없이 무작정 나서던 산행길에 어느 정도 무료함을 느끼고 있던 차에, 자연스럽게

지리산 둘레길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그것이 나와 지리산 둘레길과의 인연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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