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2

천사들의 고향, 파미르

파미르 퍼밋.타지키스탄을 경유해서 파미르를 오르기 위해서는 타지키스탄 정부에서 발급하는 통행증이 있어야 하는데 파미르 퍼밋이 바로 그것이다. 저 퍼밋을 처음 손에 쥐었을 때, 마치 천국행 열차표를 얻은듯 설레임과 흥분감에 어린 아이 처럼 마냥 좋아서 어쩔줄 몰라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땐 그냥 막연하게 몇년을 벼르다 기어이 오르게 된 파미르 고원에 대한 오랜 갈망이 해소되어, 그 기분에 그런 느낌이 들었던 것으로 생각했었다. 척박한 고원. 풀 한 포기 자라기 힘든 거친 땅과 메마른 공기. 그 곳엔 아무 것도 없고 오로지 그 땅 위에 내 그림자만이 홀로 서 있을 것이라 상상했다. 만년설을 머리에 이고 앉은 험산준령의 높은 산맥들과, 끝없이 펼쳐진 메마른 토양의 거친 고원. 그것이 내가 생각했던 ..

사는 이야기 2022.12.28

구름의 고향 파미르에서 꿈을 마주하다-5.고원에서의 이별

호로그가 파미르의 관문으로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라면, 무르갑은 파미르의 한가운데에서 오가는 사람들이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에서 서로의 가진 것을 교환하는 교역의 중심으로 많은 이야기를 지닌 곳이다. 지정학적 위치로도 타지키스탄 령 파미르 고원의 거의 동쪽 끝에 위치해서 동쪽으로는 신장 위구르 지역을 통해 중국으로 통하고 북으로는 키르키즈스탄, 남쪽으로는 파키스탄과 인도와 연결이 되는 교통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무르갑에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수많은 컨테이너 건물들로 이루어진 시장이 많은 외지인의 방문으로 분주했던 곳이다. 우리 일행의 이번 파미르 고원에서의 여정도 이곳 무르갑에서 마무리할 예정이어서 나름 의미가 있는 곳이기도 한데, 부룬쿨을 출발하기도 전에 벌써 일행중 일부가 고산 증세로 꽤 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