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 2

영금정의 봄

5월 어느 봄. 지난 겨울 가려했던 영금정의 아침 해를 맞이하기 위해 주섬주섬 짐을 꾸려 길을 나섰다. 마침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한 청명 그 자체. 탁 트인 동해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저 넓은 바다를 통으로 품을 수만 있다면 가슴에 쌓인 삶의 찌꺼기들을 한 번에 씻어 내릴 수 있으련만... 언덕 위의 또다른 영금정 정자 전망대로 자리를 옮겨 보았다. 아래쪽 전망보다는 확연히 다른 전망. 겨울철이라면 일출각이 훨씬 남쪽으로 이동하기에 언덕 위 전망대는 일출을 감상하기 그다지 좋은 위치는 아니지만 봄철이라면 언덕 위 전망도 나쁘지는 않다. 내일 아침 일출은 전망대에서 보기로 하고 영금정과의 첫 만남 자리를 정리한다. 다음날 새벽. 아직은 차가운 새벽 바닷가. 전 날 날씨는 쾌청하고 맑았지만 새..

사는 이야기 2022.06.19

주작산 진달래와 일출

봄 내음 물씬 풍기는 달콤한 노래와 함께 한적한 지방 국도를 달려보는 것도 일상 속에서 쉽게 누릴 수 없는 작은 행복 중의 하나일 것이다. 겨우내 움츠리고 쪼그렸던 심신을 추스리고, 조금은 늦게 찾아온 봄 기지개와 함께 활짝 핀 생명의 기운을 만나러 남도길을 향했다. 오랜만에 나서는 밤길. 알 수 없는 설렘과 기대감에 어린 아이 마냥 기분이 한껏 부풀어 오른다. 유독 밤이나 이른 새벽에 나서는 길을 좋아하는 것은 그 특유의 고즈넉함과 스스로 집중할 수 있는 방해받지 않는 시간의 특권 때문일 것이다. ​ 전남 강진에 있는 주작산 자연휴양림. 왠만한 산꾼이라면 다 알만한 주작~덕룡의 멋드러진 암릉 구간 중 작천소령에서 주작산 방향으로 이어지는 짧은 암릉 구간이 오늘의 목적지. 암릉 사이사이로 분홍빛 물든 진..

다녀온 길 2022.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