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어느 봄. 지난 겨울 가려했던 영금정의 아침 해를 맞이하기 위해 주섬주섬 짐을 꾸려 길을 나섰다. 마침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한 청명 그 자체. 탁 트인 동해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저 넓은 바다를 통으로 품을 수만 있다면 가슴에 쌓인 삶의 찌꺼기들을 한 번에 씻어 내릴 수 있으련만... 언덕 위의 또다른 영금정 정자 전망대로 자리를 옮겨 보았다. 아래쪽 전망보다는 확연히 다른 전망. 겨울철이라면 일출각이 훨씬 남쪽으로 이동하기에 언덕 위 전망대는 일출을 감상하기 그다지 좋은 위치는 아니지만 봄철이라면 언덕 위 전망도 나쁘지는 않다. 내일 아침 일출은 전망대에서 보기로 하고 영금정과의 첫 만남 자리를 정리한다. 다음날 새벽. 아직은 차가운 새벽 바닷가. 전 날 날씨는 쾌청하고 맑았지만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