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키스탄 2

구름의 고향 파미르에서 꿈을 마주하다-4.고원에서 바람이 되다.

아침이다. 킬리만자로 동정 이후 오랜만에 맞은 고원의 아침. 해발 3천8백미터이다. 6천미터 근처까지 경험했던 터라 이 정도 높이에서 고산증세는 어차피 그리 신경쓸 일이 아니지만, 일교차가 큰 날씨에 연일 이어지는 휴식 없는 장거리 이동 덕에 몸은 많이 지쳐 있었는지 더없이 맑고 신선한 아침공기에도 불구하고 몸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전날 밤 늦게 도착하여 충분한 휴식도 없이 부랴부랴 눈을 붙인 터라 더욱 몸은 무겁게 느껴졌다. 어찌어찌 힘겹게 몸을 일으켜 간단한 세면 후에 마을 구경을 나선다. 한여름이지만 제법 쌀쌀한 고원의 아침은 깨끗하다 못해 투명하기까지 하고, 지난 밤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아무것도 보지 못했던 마을의 모습이 눈앞에 선명하게 드러나며 아침 인사를 건넨다. 파미르 고원 지대..

구름의 고향 파미르에서 꿈을 마주하다-2.파미르의 관문, 호로그

호로그. 타지키스탄 제2의 도시이자 오랜 기간 파미르의 관문으로 동서양 문화 교류의 중심이었던 곳이며, 파미르를 대표하는 군트강와 판지강이 합쳐지는 물의 도시이기도 하다. 7~8세기 현장법사와 혜초선사의 기록에는 비록 살육과 약탈을 서슴치 않는 야만스러운 부족 무리로 표현되어 있지만, 파미르를 지나던 그 당시의 많은 길손들에게는 달콤한 휴식과 새로운 문물을 접할 수 있는 소중한 곳이었으리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그 많은 사람들의 오고가는 발길로 인하여, 척박한 환경에서도 나름의 풍족함과 번성함을 누렸을 것이다. 호로그로 들어가는 유일한 도로는 파미르 하이웨이가 유일한데, 일국의 제2의 도시로 들어가는 주 도로 치고는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판지강의 거친 물결을 옆으로 두고 좁은 산비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