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 3

몽골 별밤 기행 2

저녁 식사 후 펼쳐진 숙소 야경 촬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별빛 사냥에 나선다. 같이 동행한 한국 사진 작가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총 4박의 일정 중 온전한 밤하늘을 촬영할 수 있는 날이 바로 도착한 첫 날인 오늘뿐일거라는 기상 상황이다. 무슨 이런 일이... 비행기로 3시간, 이역만리 몽골 고원에 와있는 이유가 바로 티끌 하나 없는 밤하늘의 은하수와 별빛을 감상하기 위함인데, 겨우 오늘 하루...첫날부터 맥이 빠지는 상황이다. 오늘의 밤하늘이 더 소중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긴, 하늘의 조화를 가이드인들 어찌할 수 있겠는가..ㅠㅠ 여하튼, 숙소 야경으로 위밍업을 하고 본격적으로 장비를 챙겨 숙소 인근의 은하수 촬영지로 이동한다. 가이드 작가가 직접 물색해 놓은 은하수 포인트. 공룡의 대형 모형물이 설치..

구름의 고향 파미르에서 꿈을 마주하다-4.고원에서 바람이 되다.

아침이다. 킬리만자로 동정 이후 오랜만에 맞은 고원의 아침. 해발 3천8백미터이다. 6천미터 근처까지 경험했던 터라 이 정도 높이에서 고산증세는 어차피 그리 신경쓸 일이 아니지만, 일교차가 큰 날씨에 연일 이어지는 휴식 없는 장거리 이동 덕에 몸은 많이 지쳐 있었는지 더없이 맑고 신선한 아침공기에도 불구하고 몸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전날 밤 늦게 도착하여 충분한 휴식도 없이 부랴부랴 눈을 붙인 터라 더욱 몸은 무겁게 느껴졌다. 어찌어찌 힘겹게 몸을 일으켜 간단한 세면 후에 마을 구경을 나선다. 한여름이지만 제법 쌀쌀한 고원의 아침은 깨끗하다 못해 투명하기까지 하고, 지난 밤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아무것도 보지 못했던 마을의 모습이 눈앞에 선명하게 드러나며 아침 인사를 건넨다. 파미르 고원 지대..

구름의 고향 파미르에서 꿈을 마주하다-3.바람을 타고 고원으로

호로그에서의 아침이다. 만년설이 녹아 흐르는 빙하수의 덕일까? 파미르 인근에서 맞는 아침은 항상 상쾌하다. 파미르의 본격 고원 지대로 출발하는 오늘 아침도 역시 말할 수없이 상쾌하고 햇살 마저 더없이 깨끗하다. 일행중 절반은 벌써 마을 인근을 돌아보며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한데 나는 그 상쾌함과 여유로운 아침시간을 즐기기 위해 카메라 대신 모닝 커피를 선택했다. 천연 공기 청정기인 빙하수가 빚어 놓은 상쾌한 아침 공기로 한껏 정신을 가다듬고 숙소를 한 바퀴 둘러보는데 유난히 볼살이 통통한 고양이 한 마리가 마당 한가운데 도도하게 앉아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두샨베에서 호로그까지 이동하는 내내 여기 타지키스탄의 길냥이, 개들이 자유롭게 다니는 모습을 흔하게 만났다. 사람들도 그리 신경쓰거나 경계하지 않는듯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