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3박4일 일정 중 둘째날.
오늘의 예정 일정은 대축에서 원부춘에 이르는 13구간 8.5km 구간과
원부춘에서 가탄마을까지의 14구간 13.8km를 더해서 총 21.8km를
걸어야 한다.
두 구간 모두 난이도가 상으로 힘든 구간인데에다 어제의 힘든 여파로
소요 시간이 길어질 것을 감안하여 평소보다 일찍 걸음을 시작한다.
대축에서 원부춘으로 가는 13번째 구간의 출발점인 대축마을은
한국 초기 현대 문학의 대표작 소설 토지의 배경이 되는 유명한 곳이기에
실제 소설속 마을을 그대로 현실로 옮겨 놓아 관광코스로 관리되고 있다.
지리산 둘레길도 평사리 동정호를 지나 소설속 악양벌과 최참판댁을 둘러 걸어나가는
10.2km 코스와 벌판을 그대로 가로질러 숲으로 들어가는 8.5km코스 둘로 나뉘어 진다.
나는 벌써 몇해전 최참판댁과 소설속 마을을 다녀갔었기에 그대로 악양벌을
가로질러 나가는 길을 택하고 걸어간다.
아침 7시. 산등성이를 타고 내려오는 아침 햇살이 새벽 이슬을 머금은 악양벌에
내려 앉아 둘레꾼의 아침을 상쾌하게 열어준다.
빽빽히 자라난 풀숲 사이로 흐르는 개천이 있고, 그 아래로 쉼없이 헤엄치는
크고 작은 물고기들의 바쁜 움직임.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소중한 생명력이다.
대축마을에서 악양천을 건너 벌판을 가로지르면 입석 마을을 만나게 된다.
오랜 옛날 거대한 선돌이 있었던 것에서 유래된 마을 이름인데, 요즘은
소설 토지 기념 사업과 둘레길로 인하여 다양한 목적의 외부 사람들 유입이
많고 숙소나 갤러기 등 다양한 문화 시설들이 들어서고 있다.
지역 사회의 생존과 활성화를 위한 좋은 사례인 것 같다.
입석 마을 이후는 가파른 숲길을 급하게 오르게 된다.
아침의 경쾌했던 발걸음은 어느새 천금같이 무거워지고
이쯤되면, 카메라도 거추장스런 짐이될뿐이다.
윗재를 넘어서면 다시 기분좋은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중간에 드문드문 숲 사이로 섬진강 시원한 줄기를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13구간의 종점인 원부춘, 부춘마을이다.
적당한 자리를 찾아 대축 마을 상점에서 구입한 빵과 음료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입석 마을 이후로는 정금마을까지 일체의 상점이나 식당은 없으므로
대축마을에서 충분한 음식과 식수를 준비해서 가야하며, 형제봉 능선
일대에 멧돼지와 곰 출몰 위험 지역임을 알리는 경고판도 곳곳에
설치되어 있기에 특히 안전에 주의해야하는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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