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온 길

지리산 둘레길 13구간(대축~원부춘)

나무 향기 2020. 5. 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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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3박4일 일정 중 둘째날.

오늘의 예정 일정은 대축에서 원부춘에 이르는 13구간 8.5km 구간과

원부춘에서 가탄마을까지의 14구간 13.8km를 더해서 총 21.8km를

걸어야 한다.

두 구간 모두 난이도가 상으로 힘든 구간인데에다 어제의 힘든 여파로

소요 시간이 길어질 것을 감안하여 평소보다 일찍 걸음을 시작한다.

 

 

지리산의 엄중한 봉우리 3개를 넘어 오며 지친 다리에 달콤한 휴식을 주었던 악양 마을의 민박집을 떠난다. 아쉬운 마음에 뒤돌아 보며 좋은 기억을 사진 속에 담아 본다.

 

대축에서 원부춘으로 가는 13번째 구간의 출발점인 대축마을은

한국 초기 현대 문학의 대표작 소설 토지의 배경이 되는 유명한 곳이기에

실제 소설속 마을을 그대로 현실로 옮겨 놓아 관광코스로 관리되고 있다.

 

지리산 둘레길도 평사리 동정호를 지나 소설속 악양벌과 최참판댁을 둘러 걸어나가는

10.2km 코스와 벌판을 그대로 가로질러 숲으로 들어가는 8.5km코스 둘로 나뉘어 진다.

나는 벌써 몇해전 최참판댁과 소설속 마을을 다녀갔었기에 그대로 악양벌을

가로질러 나가는 길을 택하고 걸어간다.

 

대축-원부춘

대축 - 원부춘 8.5km/ 순환로 경유 10.2km 약 4시간 30 분 대축 - 원부춘 : 상 원부춘 - 대축 : 중 구간별 경유지 대축마을 – 입석마을(2.2km) – 아랫재(2.7km) – 원부춘마을(3.6km) * 순환로 : 대축마을 – �

jirisantrail.kr

아침 7시. 산등성이를 타고 내려오는 아침 햇살이 새벽 이슬을 머금은 악양벌에

내려 앉아 둘레꾼의 아침을 상쾌하게 열어준다.

대지에 촉촉히 내려앉은 새벽 이슬방울을 보라. 어머니의 젖과도 같은 생명의 감사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악양의 하늘을 올려보니 둘레객의 안녕을 기원하는 새 한 마리가 잡혔다.

빽빽히 자라난 풀숲 사이로 흐르는 개천이 있고, 그 아래로 쉼없이 헤엄치는

크고 작은 물고기들의 바쁜 움직임.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소중한 생명력이다.

악양천을 건너 입석마을로 향하는 논두렁길.

 

왜가리 두 마리가 악양천 축지교 위에서 곧게 뻗은 악양벌을 무대 삼아 멋드러진 춤을 보이고 있다.

 

대축마을에서 악양천을 건너 벌판을 가로지르면 입석 마을을 만나게 된다.

오랜 옛날 거대한 선돌이 있었던 것에서 유래된 마을 이름인데, 요즘은

소설 토지 기념 사업과 둘레길로 인하여 다양한 목적의 외부 사람들 유입이

많고 숙소나 갤러기 등 다양한 문화 시설들이 들어서고 있다.

지역 사회의 생존과 활성화를 위한 좋은 사례인 것 같다.

입석 마을 입구에 서있는 개성있는 마을 안내판.  그 뒤로 서있는 소박한 둘레길 안내판이 유난히 정겹다.

 

입석 마을 이후는 가파른 숲길을 급하게 오르게 된다.

아침의 경쾌했던 발걸음은 어느새 천금같이 무거워지고

이쯤되면, 카메라도 거추장스런 짐이될뿐이다.

 

형제봉 능선을 넘어가는 윗재. 시원한 그늘의 산바람이 청량하기 그지없다.

윗재를 넘어서면 다시 기분좋은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중간에 드문드문 숲 사이로 섬진강 시원한 줄기를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13구간의 종점인 원부춘, 부춘마을이다.

부춘마을로 내려서기 직전 언덕에 있는 쉼터. 여기까지의 형제봉 능선 고갯길은 제법 험하다.
힘든 고갯길과는 달리 마을 담장과 골목은 너무 아기자기하고 귀엽다. 그 동안의 긴장이 한 순간에 풀리는 느낌이다.

 

적당한 자리를 찾아 대축 마을 상점에서 구입한 빵과 음료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입석 마을 이후로는 정금마을까지 일체의 상점이나 식당은 없으므로

대축마을에서 충분한 음식과 식수를 준비해서 가야하며, 형제봉 능선

일대에 멧돼지와 곰 출몰 위험 지역임을 알리는 경고판도 곳곳에 

설치되어 있기에 특히 안전에 주의해야하는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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