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온 길

지리산 둘레길 7구간 (성심원~운리)

나무 향기 2019. 12. 29.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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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유난히 더웠던 8월의 열기가 9월이 되어서도 식지 않는다..

8월에 걸었던 8구간에 이어 건너뛰었던 7구간과 9구간을 일행들과

같이 걷기로 나선다.

 

산청까지 버스로 이동한 후 산청버스 터미널에서 다시 성심원까지 버스로 이동.

아침녘이라 터미널도 한산하다. 5코스, 6코스를 걷기 위해 여러번 들렀던 산청.

이미 익숙해질대로 익숙하고 그 순박하고 정깊은 이미지가 아직도 생생하다.

 

7구간은 시계방향(빨간색 화살표 방향)으로 진행하는 경우, 지리산 줄기의

마지막 봉우리라는 웅석봉 바로 턱밑까지 시작부터 급하게 치고 올라가는 구간이라

힘들기로는 둘레길 전 구간을 통틀어 손에 꼽히는 구간이기에 체력을 고려해

올라야 하며, 만일 체력이 감당이 안될 경우, 어천마을에서 다시 회귀하는 짧게 도는

순환코스를 걷는 것도 방법이다.

 

 

성심원-어천-운리

성심원 - 어천- 운리 13.4km/ 7.3km(순환) 약 5시간/ 약 3시간(순환) 성심원 - 운리 : 상 운리 - 성심원 : 상 성심원-운리 구간 경유지 성심원 - 아침재(2.3km) - 웅석봉하부헬기장(2.5km) - 점촌마을(6.4km) - 탑동마을(1.5km) - 운리마을(0.7km) 성심원-운리 구간 순환 경유지 성심원 - 어천마을(3.4km) - 아침재(1.6km) - 성심원(2.3km)

jirisantrail.kr

우리 일행은 어쨌거나 웅석봉을 향해 걷기로 한다.

 

봄과 여름의 둘레길은 야생화의 화려한 잔치 마당이다. 그 이름을 일일이 모르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이다.

산길을 걷다보면 늘 만나게 되는 작은 야생화...

우리 땅에 피어 함께 살아가는 내 가족같은 어여쁜 꽃들이지만 그 이름들을

너무 모르고 있다.

크고 화려하기 보다 작고 수줍어하는 모습에 정이 더 끌리건만...여러 도감들을 참고해서

열심히 외려해도 자주볼 수 없으니 그 이름도 머리속에 담아두기가 쉽지는 않다.

처음 시작하는 길은 길 옆의 키 큰 소나무와 함께 너무 가볍고 상쾌하다.
둘레길의 영원한 친구..빨간색 방향으로 길을 안내해주고 있다. 서서히 오르막이 시작된다.
늦여름의 초록 잎 사이로 비친 파란 하늘이 길손들의 발걸음을 한결 가볍게 해준다.

잠시 나오는 계곡에 앉아 땀도 식혀갈만도 하건만, 사정없이 오르막길만 이어진다.

많은 길을 걸었지만 이런 길은 정말 드물다. 오랜만에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걸었던 길. 둘레길이 아니고 등산길이다.
그래도 웅석봉 하부 핼기장만 지나면 아름다운 길이 평화롭게 펼져지기도 한다.
운리마을로 내려서는 임도길 옆엔 아직 어린 해바라기들이 내려보고 있었다.

운리마을로 내려서면 단석사 절터를 만나게 되는데, 다소 휑한 모습이 세월의 무상함을

건네주듯 쓸쓸한 석탑만 덩그러이 서있다.

오래된 느티나무 옆 외로운 석탑의 모습이 왠지 쓸쓸해 보인다.
단석사지 석탑 옆의 맥문동이 군락을 이뤄가고 있다. 몇년이 지난 후에는 멋진 군락이 되어 석탑의 세월을 덜어주려나.

 

운리마을의 동네 슈퍼에 들러 목을 축이고, 미리 예약한 민박집 차량을 타고

숙소로 이동하여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 한다.

둘레길이라기 보다는 거의 1급 등산길 코스였던 13.4km의 7구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다.

숲속 요정들이 사는 집 같은 곳에서 기분 좋은 휴식. 내일을 위한 활력 재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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