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반곡지, 사진, 그리고....

나무 향기 2021. 4. 1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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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때 : 2021년 4월 17일

회사 출장길에 기회가 닿아 오랜만에 봄의 신록이 새로운 반곡지를 찾았다.

예전의 한적하던 시골 근교 마을의 작은 저수지는 간 데 없고, 주차장에

차가 빼곡히 들어선 교외의 분주한 데이트 코스로 변해있었다.

아름다운 봄의 정취를 수려한 자연 속에서 감상하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당연한 것이지만

예상외로 분주함에 흠칫 놀래하며 품 속에서 휴대폰을 꺼내들고 나도 봄을 담기에 나선다.

좌측 언덕에 있던 농가는 이제는 3층짜리 카페로 바뀌었고 그 옆에도 넓은 카페가 자리하고 있었다.

아직은 좀 이른 감이 없잖았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분홍빛 복사꽃들의 고운 자태를

예상하고 갔었지만 역시나 섣부른 기대였나보다...복사꽃은 좀 더 기다려야될 듯하다.

복사꽃이 활짝 피면 건너편은 온통 분홍빛으로 잔치가 벌어질 터이다.

사유지인 이유로, 일반인들이 거의 다니지 않던 복사나무들 지나 건너편 언덕에 산책로가 생겨

몇몇 열성 사진 동호인들이나 들어가던 곳에 길이 생겼으니 반곡지를 한 바퀴 돌면서 감상할 수도

있게되었다.

실제로 걸어보니 제대로된 길은 아니고 워낙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녀서 생긴 길이다.

경사가 심하고 흙길이라 비가 오거나 하는 날엔 미끄러지기 쉬울 것 같은데 이미 사람들의 발길에

나무 뿌리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큰 나무 아래 사람들이 다니는 길은 또 다른 자연을 훼손하는 길이 되고 있었다.

왠만한 사진 작가들, 동호인들이라면 한 번씩은 거쳐갔던 나무.

주변에는 철망이 설치되었고 사진촬영을 금지한다는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사람들의 시달림에 견디지 못하고 허리를 내어주고 두 동강 난 채 물 아래로 잠겨 버렸다.

 

언제 찾아와도 한결같은 나무와 저수지...

이 날은 구름에 가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담지 못한 것이 적잖이 아쉬웠다.

 

먹구름이 낀 반곡지

 

카메라도 없고, 파란 하늘 배경도 없이 휴대폰으로 담을 수 밖에 없어 많이 아쉬웠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름다운 작은 연못, 반곡지.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반갑기도 하지만 또 그 사람들의 등쌀에 행여 또 망쳐지지 않을까하는

걱정은 기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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