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다녀온 길

킬리만자로 등정기-8 우후루 피크에 서다

나무 향기 2019. 8. 17.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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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란코에서 해발 4,600미터 바라푸까지 9km의 이동 후 저녁 식사와 7시간의 개인별 휴식을 마지막으로 23시 집합.

가벼운 식사 후 자정을 기해서 드디어 킬리만자로의 정상인 우후루 피크를 향해 모두 말없는 발걸음을 시작한다.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각자의 헤드랜턴과 가이드들의 보조를 받으며 묵묵히, 각자 갈 수 있는 데까지 가기 위하여

최선을 다한다.

05시 30분 무렵부터 동쪽 하늘이 물들기 시작한다. 새벽 박명이다. 하늘이 가장 아름다운 시간.

마웬지 봉을 배경 삼아 힘겹게 담았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담을 정신적 신체적 여유는 이미 바닥이 난 지 오래다. 겨우 발 걸음을 옮길 수 있을 만큼의 숨을 쉬기도

힘겨운 상황.


휴식 시간을 이용해서 그야말로 힘겹게 일출을 담았다.. 그래도 아름답다.


스텔라 포인트를 지나 정상을 오른지 거의 8시간...07시 50분에 우후루 피크 정상에 서다.!

이제부터는 하산하여 마지막 캠프 음웨카까지 총 14시간. 17km.를 가야한다.





산을 오르며, 자연을 마주하며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많은 시간들과 상념들...

한 마디로 요약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경험들.

내 인생의 버킷 리스트 하나를 이렇게 무겁고 감격 스럽게 페이지를 넘긴다.

꼭 한 번은 경험해볼 만한 충분한 의미가 있는, 그런 시간이 분명하다.


함께 힘들어하고 함께 위로하며 함께 정상에 같이했던, 지금은 연락조차 닿지 않는 여러 일행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남긴다.

2019년 8월의 뜨거웠던 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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