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온 길 46

지리산 둘레길 5구간(동강~수철)

2016년 3월 한참 매화가 가지끝에서 봄의 싱그러움을 싹틔울 무렵. 한동안 잊고 있었던 지리산 둘레길이 새벽 물안개처럼 마음 속에 다시 떠올랐던 것은, 아무것도 모르고 단순한 호기심에 처음 둘레길을 걸었던 때로부터 3년이 지난 해였다. 그 때, 아마도 여러가지 원인으로 마음이 어지럽고 힘들었던 시기였던 것 같다. 이른 아침 일찍부터 산청행 시외버스를 탔다. 동강마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산청터미널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5구간은 쌍재와 고동재를 넘어 수철마을까지 총 21km 구간이지만, 나는 5구간 시작점인 동강마을이 아니라 저번 4코스를 돌면서 버스를 탔던 산청함양추모공원에서 이어서 걷는다. 동강-수철 동강 - 수철 12.1km 약 5시간 동강 - 수철 : 중 수철 - 동강 : 중 구간별..

다녀온 길 2019.10.09

태양이 지는 자리 꽃지를 찾아서.

태풍 타파가 전국을 들썩이게 하고 동해로 빠져나가던 날,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으로 핸들을 잡는다. 개천절을 낀 징검다리 연휴이지만 태풍 덕에 아무것도 하지 못한 아쉬움을 멋진 일몰과 함께 나누고 싶었나 보다. 오랜만에 옆자리에는 와이프가... ㅎㅎ 아이들이 앉았던 뒷자리는 언제부터인가 빈 자리가 되어버렸고.. 뭐, 시간의 흐름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이긴 하지만 그래도 슬쩍 허전함은 감출 수가 없다. 빨리 익숙해져야할 텐데... 일몰 시간은 오후 6시 정도로 예상이 되어 여유가 있었지만, 태풍이 지나간 자리의 석양이 아름다운 걸 알기에 아마도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 것 같아 좀 일찍 집을 나섰고, 거의 두 시간을 달려서 도착한 시각은 4시 50분경. 다행히 사람들이 그렇게 붐비지는 않아 공영 주차장이 매우 한적..

다녀온 길 2019.10.05

지리산 둘레길 3구간~4구간(인월~금계~동강)

2013년 6월 난생처음 걸어본 전날의 둘레길 여정의 싱그러움과 지리산자락의 청명함 때문이었는지 아침 일찍 눈을 떴음에도 기분은 개운했다. 아침상을 함께한 일행은 나를 포함해서 5명. 교직에 계신 젊은 남자 선생님과 작은 개인 가게를 하고 있다는 어린 청년. 누나와 남동생 (처음엔 젊은 연인인줄..^^, 휴가 나온 현역 군인 남동생을 데리고 둘레길을...열혈 누나다. ) 하나같이 선한 인상, 인자요산(仁者樂山)이라 했던가. 밥상 머리에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주인 아주머니께서 차려주신 아침상은 지리산의 정취가 듬뿍 담긴 자연 그대로의 정찬이었다. (그 당시 찍어놓은 사진이 없어서 참 아쉬운...ㅠㅠ) 처음 보는 이들과의 아침식사를 다소 어색한 인삿말과 함께 마무리하고 각자 길을 나선다. 아마도 3코..

다녀온 길 2019.09.22

지리산 둘레길 1구간~2구간(주천~운봉~인월)

2013년 6월 처음으로 관리자로서의 첫 발을 내딛고 있을 즈음 이런저런 일상적 스트레스와 조직장으로서의 실적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떨쳐낼 무언가가 필요할 때였다.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것, 오랫동안 막연하게 느껴왔던 길에 대한 동경심.. 이런 것들이 뒤엉켜 결국 남원행 버스표를 끊고 말았다. 지리산 둘레길이 시작되는 1코스 시작점이 있는 곳이었다. 몇일 동안 퇴근 후 시간은 둘레길 코스에 대한 정보 수집으로 메워졌다. 주천-운봉 주천 - 운봉 14.7km 6시간 주천 - 운봉 : 중 운봉 - 주천 : 하 구간별 경유지 주천면 – 내송마을(1.1km) – 구룡치(2.5km) – 회덕마을 (2.4km) - 노치마을(1.2km) - 가장마을(2.2km) - 행정마을(2.2km) – 양묘장(1.7km) – ..

다녀온 길 2019.09.17

지리산둘레길 - 길을 걷다

세상에는 참 많은 길들이 있다. 장소와 장소를 이어주는 소통의 공간. [길은 크게 나누어 세 가지 뜻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교통 수단으로서의 길, 둘째는 방도를 나타내는 길, 셋째는 행위의 규범으로서의 길이다.] (출처:한국민족대백과사전) 말 그대로 이 곳과 저 곳을 이어주는 연결통로로서의 길 외에도 여러가지 수사적 의미까지 생각해본다면, 정말 많은 길들이 있다. 그 많은 길들은 각자 있는 곳에 따라 마음에 따라 제각기 다른 의미로 다가오겠지 객수심(客愁心)이라... 언제부턴가 그 길이 나에게는 무언가로부터 답답함을 느끼게 되었을 때 막힘없는 나만의 시간과 공간으로 인도하는 안내자이자 반려자로서의 의미가 되어 있었다.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지방 생활을 하고 있던 무렵이었다. 일상 속 닫혀진 생활 ..

다녀온 길 2019.09.07

청산도의 봄

언제 부터인가 마음 속에 지지않는 메아리처럼 자리잡은 청산...그 이름을 가진 섬 청산도. 노오란 봄볕 그 따사로움 속에 푸른 청보리가 남해 바다인듯 파도처럼 몸짓하는 세월 잊고 시간이 멈추어 가는...그런 모습이리라. jwoo jw몇해 동안 마음 속에 품었던 길을 올 봄에야 나섰다. 작은 항구에 배가 들면, 내리고 떠나는 길이 엇갈려 이별과 만남이 한자리에 교차하고, 새 손님을 맞이하는 남쪽 바다 느림보 섬은 샛노란 봄단장으로 환하게 인사를 건넨다. 천천히 천천히 서두르지 말고 시간일랑 벗어 던지고 바람처럼 쉬어가라고... jwoo jwoo 비단처럼 펼쳐진 바다는 호수인듯 잔물결만 일렁일뿐 파도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평화롭고 고요한 바다를 본적이 언제인가? jwoo jwoo jwoo 바다를 내려다..

다녀온 길 2019.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