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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배령, 천상의 화원에서

곰배령. 강원도 양양군에서 솟아오른 점봉산이 남으로 뻗쳐 작은 점봉산에 이르면 그 아래로 해발 1,100m 고지에 평평한 평원이 펼쳐지는데, 이 곳이 곰배령이다. 곰이 배를 내밀고 누워있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곰배령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데, 모양도 그렇고 이름의 유래가 동화스러워 귀엽고 이쁘기만 하다. 곰배령은 행정구역 상으로는 강원도 인제군에 속하고, 귀둔리와 진동리 두 곳의 들머리를 통하여 오를 수 있는데 자연 생태 환경 보존을 위해 매일 정해진 인원 수에 한해서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기에 두 군데 모두 사전 예약이 필수다. 예약제로 인한 세심한 관리 덕분인지 이 곳의 생태 환경은 원시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잘 보존된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그대로 느끼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다..

다녀온 길 2022.05.29

밀양 위양지 - 하얀 기억을 접다

벌써 여러해가 지났다. 아침 이슬 머금은 노란 창포가 유난히 청초했던 봄날 새벽. 아침 맑은 호숫가를 노니는 원앙 한 쌍과 부지런한 아침새의 울음 외엔 내 발자욱 소리만 있었던 그 곳이었다. 하얗게 서린 아침 이슬에 젖은 그 기억을 안고 멀이 떠나 지내던 차에, 또 다시 찾아온 5월. 드문드문 길가의 가로수에 이팝 나무가 솜털같은 모습을 드러내는데 그 새하얌으로 가득했던 위양지의 기억이 하얗게 솟아나는 건 어쩌면 자연스런 일이었다. 기억은, 추억은, 시간이 갈수록 더 깊어만 가는 거라고... 아침 일찍 무작정 나서며 밀야으로 길을 잡는다. 새벽의 기억이 깃든 그 곳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느즈막 해질 무렵. 그래, 이제 이 저녁 노을에 실어 위양지의 기억도 같이 보내자. 예전과 달리, 이제는 많이 알려져 ..

다녀온 길 2022.05.08

봄 향기 속 서울 나들이

볕 좋은 봄날이다. 창의문 앞 최규식 경무관 동상 앞 10시. 일행들이 하나 둘씩 모여든다. 전원 도착이 확인되고, 이내 진행자의 목소리가 일정의 시작을 알린다. 우리 현대사의 아픈 상처중의 하나인 1.21 사태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있었고 이내 길 건너편 윤동주 문학관으로 이동하여 내부 전시물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진다. 윤동주 문학관은 예전 수도 가압장이었던 시설을 2012년 용도 폐기하여 리모델링한 곳. 나는 예전 한양 순성길 답사시에 들렀었기에 내부에 들어가지 않고 주변의 풍경을 담는다. 낮은 담장 뒤로 보이는 붉은 벽돌로 이루어진 한 무리의 고급 주택들. 안내하시는 분의 말에 의하면 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생전에 그 곳에 집을 두고 계동 사옥까지 걸어다녔던 곳이란다. 이후 문학관 뒤로 이어..

다녀온 길 2022.04.17

주작산 진달래와 일출

봄 내음 물씬 풍기는 달콤한 노래와 함께 한적한 지방 국도를 달려보는 것도 일상 속에서 쉽게 누릴 수 없는 작은 행복 중의 하나일 것이다. 겨우내 움츠리고 쪼그렸던 심신을 추스리고, 조금은 늦게 찾아온 봄 기지개와 함께 활짝 핀 생명의 기운을 만나러 남도길을 향했다. 오랜만에 나서는 밤길. 알 수 없는 설렘과 기대감에 어린 아이 마냥 기분이 한껏 부풀어 오른다. 유독 밤이나 이른 새벽에 나서는 길을 좋아하는 것은 그 특유의 고즈넉함과 스스로 집중할 수 있는 방해받지 않는 시간의 특권 때문일 것이다. ​ 전남 강진에 있는 주작산 자연휴양림. 왠만한 산꾼이라면 다 알만한 주작~덕룡의 멋드러진 암릉 구간 중 작천소령에서 주작산 방향으로 이어지는 짧은 암릉 구간이 오늘의 목적지. 암릉 사이사이로 분홍빛 물든 진..

다녀온 길 2022.04.12

겨울 자작나무 숲에서

2022년 2월 16일 9시 22분. 언제부터인가 눈덮인 새하얀 자작나무숲을 걸으며 그 순백의 모습을 담고싶다는 간절함이 내 머리속을 수시로 드나들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마음만 졸이다가 입춘이 지난 겨울의 막바지에 강원지역 대설 주의보가 일기예보에 뜨기에 다른 생각은 다 접어놓고 월차를 제출하고 아침일찍 집을 나선다. 자작나무숲 출입은 9시부터이고 그 시각에 맞추어 도착. ​ 주중 평일 아침이기에 주차장은 텅 비어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영하 10도의 추운 날씨지만 그 와중에 먼저 와있는 차량들이 드문드문...주차장을 먼저 차지하고 있었다. 아...벌써 나보다 먼저 올라간 사람들이 저렇게나... 이 추운 날씨에 참, 부지런들도 하다. 새하얗게 쌓인 눈길 위에 첫 발자욱을 남기는 낭만은 일찌감치 포기..

다녀온 길 2022.02.19

바래봉. 2021년을 보내며 상고대를 만나다.

봄 철 철쭉으로 유명한 #바래봉. 막상 철쭉을 보러는 한 번도 가지 않았던 바래봉이었지만 겨울 하얀 #상고대를 보러 가고자했던 이유는 나도 알 수 없지만 어찌됐건 불현듯 겨울 바람이 불기시작하면서 바래봉의 상고대가 눈에 어른 거렸다. ​ 12월 29일. 2021년의 마지막을 몇일 남겨두지 않은 날 아침 9시 반쯤에 도착한 #허브밸리 주차장. 평일이기도 하고, 코로나 여파이기도 하였겠지만 그 넓은 무료 주차장은 텅 비어 있었다. 푸른 하늘과 겨울 날씨 치곤 살짝 포근한 편이라 상고대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날씨. 그래도 기왕 왔으니 바래봉 정상은 한 번 보고 가야하겠기에 열심이 두 발을 놀려 오랜만에 산길을 오른다. 애초에 이번 바래봉은 산행 보다는 상고대를 담는 것이 주 목적이었기에 코스는 비교적 짧은 ..

다녀온 길 2022.01.15

철원 가을 여행

가을을 시샘하듯 지겹도록 내리던 늑장 장마가 그치고 오랜만에 맑게 갠 하늘을 보며 또 훌쩍, 길을 나섭니다. 요즘 한참 가을 꽃 잔치로 핫하다는 고석정 꽃밭을 가기 위해 철원으로 향합니다. 개천절을 낀 3일 연휴의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교외의 국도엔 차들 대신 여유로움이 넘치네요. ​ ​ 주차장에 도착하니 오전 9시. 사람들 오기 전 빛 좋을 때 빨리 좋은 모습 담고 갈 생각으로 정원 입구로 발길을 서두릅니다. 길가의 코스모스는 또 어찌 그리 이쁘기만 한지. ^^😍🤤 ​ 여기는 꽃밭이 조성되기 전부터 코스모스 십리길로 잘 알려져있었는데 2016년부터 꽃밭이 조성되어 일반에 공개되는 것은 올해가 3년째. 작년엔 코로나의 갑작스런 창궐로 오픈은 하지 않았고 올해는 방역수칙를 철저히 지키는 한도 내에서 다시 ..

다녀온 길 2021.10.10

감악산에서 임꺽정을 만나다

연일 폭염주의보가 방송에서 쏟아져 나오던 날. 아직은 대지가 뜨거워지기 전 이른 아침 파주 감악산을 오르기로 한다. 임꺽정봉을 중심으로 새로 열린 하늘 계단길을 걸어보며 임꺽정봉의 그 위풍당당함을 느껴보기 위함이었다. ​ 임꺽정봉으로 올라가는 하늘 계단길을 걷기 위해선 신암저수지쪽 등산로 입구를 통해야하는데, 네비에선 감악산주차장으로 검색하게되면 등산로 입구까지 무려 1.8km를 이동해야 한다. 이 무더위에...ㅠㅠ🥵 ​ 만일 평일 이른 시각에 산행을 시작할 계획이면, 네비에 신암낚시터를 치고 조금 더 길따라 올라오게 되면 등산로 입구 바로 앞에 수월사라는 작은 절이 나오고 그 앞에 5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 금요일 이른 아침이었기에 어려움 없이 공터에 1착으로 주차하고 등로에 오른다..

다녀온 길 2021.07.28

라카이 코리아 독도 후원 박스

그냥...어쩌다 기사가 눈에 띄어 그 의도에 뜻이 닿아 망설임 없이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주문했던 스니커즈와 후원박스 셋트가 한 달이 조금 넘게 걸려 배송이 되었다. 스니커즈 퀀텀 시리즈. 독도 후원, 그 의미를 살려 태극기 문양을 과하지 않게 넣어 주문하였는데 가죽 질감도 부드럽고 디자인, 착용감이 예상외로 만족스럽다. 밑창 옆 부분에 새겨진 태극기 문양은 실제로 독립군의 서명이 새겨진 태극기를 옮겨놓은 것인데 한동안을 손길로 어루만져본다. 스니커즈와는 별도로 배송된 감사 후원 박스. 중국과 일본의 역사 왜곡과 중국인,일본인들의 근거없는 한국 비하 발언등에 대응하여 국제소송을 제기하는 데에 필요한 후원금의 모금을 위해 판매되는 꾸러미 상품이다. 택배 박스를 열어보니 홈페이지에서 보았던 대로 태극기가 그려..

사는 이야기 2021.07.10

두타산 그 비경의 품에 안기다...

두타산. 강원도 동해와 삼척에 걸쳐 태백 준령의 장엄함과 신비에 가까운 빼어난 절경으로 뭇 산객들의 사랑을 받고있는 1,357m고지의 명산. 지난 가을...그 아래의 무릉계곡을 지인들 몇몇과 함께 우연히 들렀다가 그 멋진 풍광에 사로잡혀 가까운 시일 내에 꼭 제대로된 산행을 하리라 마음먹었던 터였다. 가을철 단풍에 물든 시절이라면 더 좋았을 테지만, 아무래도 가을철에는 사람들에게 시달릴 확률이 높아 그냥 날 좋은 화창한 주말에 길을 나선다. 서울에서 승용차로 약3시간. 아침 6시에 출발하니 9시가 조금 지나서 관리 사무실 앞 주창에 도착. 주차장은 이미 전국에서 찾아든 차들로 가득하다. 입구에서 표를 구입하고 안내도에서 다시 한 번 오늘의 코스를 확인한다. 강원 지역 깊은 산들 중에는 간혹 휴대폰이 불통..

다녀온 길 2021.06.26